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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공연예술] 신작 뮤지컬 ‘Sleepless’가 공연을 올리는 방법
BIBC/빕 2020. 9. 17. 00:51아직도 영국에서는 하루에 몇 천명에 달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신작 뮤지컬 <Sleepless>가 런던의 트루바두르 웸블리 파크 극장(Troubadour Wembley Park Theatre)에서 9월 1일 개막했다.
<Sleepless>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이 원작으로, 원래는 지난 3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웨스트엔드를 비롯한 영국 전역의 공연장이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중단되었다.
트루바두르 웸블리 파크 극장은 웨스트엔드 극장가에 위치한 극장은 아니지만 <X Factor>, <Britain’s Got Talent> 등 인기 TV 프로그램을 녹화하던 구 Fountain Studios 자리에 신설된 극장으로, 1,000석에서 2,000석까지 유연하게 객석을 운용할 수 있다.
<Sleepless>는 여전히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인 영국에서 공연하기 위해, 코로나19 급행 테스트라는 획기적이고 매우 비싼 방법을 채택했다. 60명에 달하는 배우와 스탭들은 매일 아침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검사가 나오기까지 한 시간 정도 로비에서 대기 후 음성 결과가 나오면 그 때서야 백스테이지로 출근하게 된다. 5주간의 예정된 공연 기간 동안 이 코로나19 검사비용만 해도 70,000파운드(약 1억 원)가 든다고 한다. 물론 이 외에도 무대 리허설 및 공연을 제외한 모든 경우 배우와 스탭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상, 가발, 소품을 매일 소독하며, 극장 또한 매일 방역한다. 코로나19 검사와 방역 덕분에 배우들은 무대에서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는’ 공연이 가능하지만, 한 번에 1~2분 이상 붙어있지는 않는다고 한다.
트루바두르 웸블리 파크 극장은 일반적인 프로시니엄 아치형으로 배치했을 때 1,300석 규모인데, 1/3 이하인 400석으로 가용 객석을 줄였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관객들 또한 발열 체크 후 입장한다.
<Sleepless>는 당연하게도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며 공연 중이나, 셧다운 후 런던에서 공연된 첫 실내 대형 작품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야외 공연으로는 리젠트 파크 오픈 에어 씨어터에서 열린 <Jesus Christ Superstar> 콘서트가 있었다). <Sleepless>의 프로듀서 마이클 로즈(Michael Rose)는 ‘업계가 암울한 시기에 빛을 비춘다는 취지’라며, 재정적 손실 때문에 공연을 무기한 중단시킨 카메론 매킨토시 등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대형 프로듀서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Sleepless> 운영 내용을 자세히 다룬 Standard 기사
한국에서야 이미 오랜 기간 객석 거리두기를 하며 공연하고 있지만, 공연은 커녕 록다운을 해제할 엄두도 못 내던 영국에서 이런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놀랍다. 주 8회의 공연을 위해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한다는 것은 비용은 두 말 할 필요 없고 사회적 자원의 분배 차원에서도 코로나19 시대의 공연계의 해답이 될 순 없지만(외려 이 검사를 배우와 스탭, 관객 모두에게 시행해 객석 띄어앉기를 하지 않고 공연을 하겠다는 프로듀서들도 있다), <Sleepless>로 공연계가 다시 자리를 되찾을 물꼬를 텄으면 한다. 특히 한국에서도 특유의 ‘시체관극’ 문화 때문인지 아니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행위 자체가 비말 전파의 확률이 낮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공연장의 관객들 사이에서는 한 번도 집단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서 공연업계에 지나친 부담이 되는 객석 띄어앉기를 하지 않고도 공연이 지속되었으면 한다.
+ 그리고 예상은 했지만 리뷰는 평이하더라(일단 93년도 영화잖아).나쁜 놈들 나라면 이 시국에 공연하는데 칸 뚫고 나가게 별 6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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