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SFX The Ultimate Good Omens Issue (2019년 6월호)
데이빗 테넌트(크롤리) 인터뷰
Q. 간단하게 놓고 보자면 크로울리는 악마니까 나쁜 쪽이죠.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크롤리가 악당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크롤리는 자기가 일하는 팀이 (나쁜)쪽이고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스스로를 악당으로 정의하긴 하겠죠. 그럼에도 크롤리는 계속해서 자신이 어느 쪽인지 헷갈려 하는데, 왜냐면 제 생각에 크롤리와 아지라파엘의 매력은 둘이 간단히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점이기 때문이에요. 이것이 바로 둘의 비극이죠: 몇 천년간 지상에 살면서, 둘은 태초에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로부터 약간씩 발을 빼버렸어요. 물론 그 때문에 둘이 그렇게나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던 거지만요. 서로가 친구인 걸 인정하지 않는다해도, 크롤리와 아지라파엘은 서로가 서로를 음과 양처럼 조화롭게 해 줍니다. 아지라파엘은 알고 보면 약간은 쌍놈(bastard)이고, 크롤리는 보다 보면 결국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죠. 상황적으로 크롤리보다 더 나쁜 악당들이 있고, 심지어 선한 쪽에 속하는 캐릭터 중에도 그런 악당들이 있어요!
Q. 크롤리의 외양을 디자인하는데 얼마나 참여하셨나요? 의상을 입자마자 "이제 이 캐릭터를 다 알겠군"하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경우였나요?
A. 소설에서는, 크롤리는 저민 스트리트에서 맞춤양복을 갖춰입을 듯한 스타일이고 초기 스크립트에서도 그랬어요. 이후 다 같이 논의하면서 좀 더 현대 버전으로 업데이트된 크롤리를 떠올렸고, 좀 더 로큰롤스럽고 좀 더 헐렁한, 그런 크롤리를 떠올렸죠. 저는 크롤리가 지나치게 비열하거나 빈둥거리는 도마뱀 같아 보이는 걸 원치 않았어요. 너무 빈틈 없이 보이는 것도요. 좀 더 반항적으로.. 그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꽉 끼는 청바지를 입히기로 했어요. 이런 건 언제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떠오르잖아요. 피팅하러 가 보면 아이디어가 조금씩 더 생기는 거에요. 한 두 시간 후에, 의상실을 좀 돌아다니고 나면 완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거죠.
Q. 개인적인 믿음과 철학으로 가득 차 있는 세계관 속에서 연기하면서, 인간의 시선으로 이 캐릭터들을 봐야 하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A. 크롤리는 지옥의 조직 하에 속해 있어요. 제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점 중 하나는 닐 게이먼이 이 캐릭터들을 묘사할 때 이들은 초자연적인 존재임을 드러냄과 동시에, 조금 정치적인 버전의 '오피스' 에피소드처럼 캐릭터들의 시시콜콜한 일상과 편협함을 묘사한다는 거에요. 연기자로서는 파고들기 좋은 지점이죠. 크롤리는 존재의 벼랑 끝에 몰렸고,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Q. 스크립트를 읽었을 때,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뭐였나요?
A. 3화 시작부분에 - 크롤리와 아지라파엘을 첫 1, 2화를 통해 만나고 둘이 아마겟돈을 멈출 임무에 착수했을 즈음 - 일종의 플래시백을 통해서 시간의 흐름과 함께 발전하는 둘의 관계를 보게 됩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건 절대 못 할 거야. 이거 다 짤릴 거라구." 왜냐면 우린 잠깐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골고다 언덕에도 갔다가, 다음엔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에도 가요. 그 다음엔 고대 로마에도 가죠. "절대 이거 찍을 돈 안 나온다. 일정도 안 될 거야"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거에요. 한 신 정도는 잘렸는데, 나머지는 그대로 찍었어요. 의상도 완전 많이 갈아입었고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캐릭터들의 우스꽝스러운 여러 버전을 해볼 수 있었어요 - 조지 왕조 시대 버전, 갑옷(풀창작으로!) 버전, 에덴 동산 버전... 이것이야말로 닐의 고집과 더글러스(감독)의 비전, 아마존의 자본의 증거였죠. 우리가 이 이야기를 다 들려드릴 수 있게 된 것이요.
마이클 쉰(아지라파엘) 인터뷰
Q.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닐 게이먼이 각본가이자 쇼러너로 참여했는데, 어땠나요?
A. <멋진 징조들>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한 번도 영상화된 적이 없었어요 - 그 이유 중 하나는 <멋진 징조들>의 영상화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죠. 그 때문에, 원작자 중 한 명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확신은 큰 도움이 되었어요. 또한 닐이 스크립트를 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쇼러너로 참여했고, 영상화를 위해서는 <멋진 징조들>을 어떤 식으로든 수정해야 했는데, 책이 먹혔다고 해서 TV 시리즈에서도 먹힌다는 법은 없잖아요. 하지만 수정을 기하는 게 닐 게이먼 본인이라는 사실이 훨씬 확신을 주었죠.
Q. 아지라파엘의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하셨나요?
A. 장인정신과 고급의 품질을 알아보고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지상에 너무 오래 있었기 때문에, 아지라파엘이 반응하는 것들은 그런 것들인 거죠. 크롤리가 옷을 그때그때 (초능력으로)만들어 입는 것과는 달리, 아지라파엘은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몇 세기에 걸쳐 입어왔어요. 그리고 아지라파엘은 천사니까 사랑하는 존재이고, 자신과 반대편에 놓인(그렇지만 사랑할 수 밖에 없는)크롤리와의 관계에 그 사실이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요? 아지라파엘이 크롤리와 자신을 연관시킬 때 그게 어떻게 작용할까요? 이렇게 실제적인 자질을 가진 실제적인 인물을 개발하게 되는 거죠.
Q. 아지라파엘의 외양에 의견을 주신 게 있나요?
A. 책에 겉모습을 묘사하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많진 않았고, 덕분에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었어요. 저는 소호 거리를 걷는 아지라파엘을 보면, 조금 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실제 사람이라고 믿는 거죠. 하지만 아지라파엘이 굉장히 "옛날 사람"같은 부분이 있다는 게 좋아요.
Q. 연기하실 때 아지라파엘과 크롤리가 '예상 밖의 한 쌍(the odd couple)'인것처럼 접근하셨나요?
A. 저는 크롤리가 없는 아지라파엘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제가 연기한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도, 단독으로 존재하는 아지라파엘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 아지라파엘은 오직 크롤리와 함께 존재합니다. 처음부터, 리딩을 위해 책상에 앉던 그 순간부터 제 아지라파엘은 데이빗이 연기하는 크롤리에 따라 형성되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에요
Q. 아지라파엘은 조금이라도 크롤리처럼 되고 싶어하는 면이 있나요?
A. 아지라파엘이 동경하고 탐내는 크롤리의 일면이 있긴 하지만, 크롤리가 되고 싶어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전 아지라파엘이 그냥 크롤리를 사랑한다고 생각해요. 아지라파엘은 그걸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고, 크롤리도 아지라파엘에 대한 감정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에요. 아지라파엘은 크롤리의 몇몆 특성을 동경해요 - 크롤리처럼 좀 더 로큰롤스러우면 좋겠다든가. 하지만 자기랑 안 어울린다는 걸 알죠. 제 생각에 아지라파엘은 자신이 아지라파엘이라는 사실을(being Aziraphale)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캐스팅이 정말 화려한데요, 이 작품의 한 팀이 되어서 굉장히 신나셨겠어요.
A.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데이빗과 제가 둘 다 팬인 배우들과 일했단 거에요. 미란다 리처드슨과 마이클 맥킨, 데렉 자코비 같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다니... 정말 멋졌어요. 하지만, 이 캐스트들과 일한다는 건 촬영 중간중간 그들과 함께 어울려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들 중 최고로 유쾌한 사람들이었어요. 옥스퍼드셔 공군기지의 춥고 습한 트레일러에 마이클 맥킨이랑 앉아서 TV로 40년대 영화를 보면서 핫초콜릿을 마신 건 평생 해볼 수 있는 경험 중 가장 멋진 경험이었어요.
반응형
'Film &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굿 파이트] 마이클 쉰의 롤런드 블럼이 어떻게 <굿 파이트>의 본능적인 이드가 되었는가 (기사 번역) (0) | 2019.07.25 |
---|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