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본 공연
1. 마우스피스 (Mouthpiece) ★★★★☆
목소리가 없는 자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목소리가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훔치는 창작자. 비단 실화를 각색하는 창작자뿐 아니라 실상 모든 창작자들이 유념해야 할 태도가 아닌가 한다. '스토리텔링'과 '소재'는 어느 범위까지 허용될 수 있으며 작품은 올려지는 것으로 끝인가? 이야기가 충격이나 감동을 주는 데 끝나지 않고 진실로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에 가난과 계급사회의 실상을 고발한다는 작품들이 넘쳐났는데, 가난은 그저 또 극단적인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로 쓰고 버려진 것이 아닌지.
http://www.thebestplay.co.kr/program/perf_view.asp?id=280016&pref_state=SEARCH
2.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
명작은 명작이다. 가난한 탄광촌의 재능 있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노력하면 다 해낼 수 있어' 같은 희망 찬 이야기가 아니라 빌리의 비상과 맞물려 어두컴컴한 땅속으로 내려가는 마을 사람들로 시대상을 잘 드러냈다(생각해보니 이것 또한 영국맛...). 원작 영화에서 어른이 된 빌리가 백조로 분해 날아오르고 빌리의 아버지는 숨을 헉 삼키는 게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나이가 들어 다시 보니 날아오르지 못한 빌리들도 많았을 것을 생각하게 된다.
https://www.iseensee.com/Home/Perf/MakingDetail.aspx?IdPerf=1144
3. 리차드3세 (Richard III) ★★☆☆☆
이게 지금... 이게... 스탭이나 제작사 이름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포스터와 공연 정보를 뒤덮은 건 주연배우 뿐이고, 돈을 어마무시하게 들여서 셰익스피어 고전을 각색도 안 하고 올렸다는 게 너무 슬프다... 황정민 주연이면 잘 안 알려진 현대작품을 올렸어도 장사가 잘 됐을텐데.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서야 첨언할 말이 뭐가 있겠냐만, 영상과 전투장면은 진짜 촌스러웠다. 맞지 않는 외국의 옷을 입고 제대로 체화되지 못한 외국의 언어를 따라하는 느낌.
https://www.sac.or.kr/site/main/show/show_view?SN=47324
4. 오아시스 (Oasis) ★★☆☆☆
https://bibc.tistory.com/121
5. 눈을 뜻하는 수백가지 단어들 (A Hundred Words for Snow) ★★★★☆
https://bibc.tistory.com/120
6. 창극 리어 (Lear) ★★★★☆
https://bibc.tistory.com/119
7. 웰킨 (The Welkin) ★★★★☆
여성의 남성 살해 사건, 그리고 처음으로 결정권을 쥐게 된 여자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별빛이 실은 먼 과거에서 도달한 빛인 것처럼, 과거의 여성들의 삶과 현대 여성들의 삶이 한순간 교차한다. 여성의 이성이 의심 받고 남성에게 부속되던 시대에서 현재는 얼마만큼 달라졌는가?
https://www.doosanartcenter.com/ko/performance/1508
8. 블루맨그룹 (Blue Man Group) ★★☆☆☆
치고, 때리고, 뿜는 원초적인 즐거움. 발달한 과학기술에 대한 선망을 담은 (당시)첨단 테크놀로지를 사용한 무대미학은 지금 보면 괴이하기까지 하고, 작품은 투박하고 원색적이지만 맘껏 소리 지르고, 객석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는 공연이 코로나 시대에는 절실했던 듯 싶다.
https://www.blueman.com/